공장 3층 조망대에서 바라본 풍경구 일각.
견학을 떠나는 학생마냥 부푼 마음을 안은 채 지난 3일에 왕청현 호기식품양조풍경구(이하 풍경구)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말끔한 통유리창 너머로 모습을 드러낸 각종 설비들에 발이 잡혔고 널직한 복도를 감도는 갓 짜낸 듯한 진한 간장향기에 코를 킁킁거렸다.
통유리창 너머로 일련의 간장생산 과정을 참관할 수 있다.
1840년, 조양천에서 탄생해 현재 제6대 전승인의 손에서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고법간장을 생산하는 기업답게 풍경구 곳곳은 옛스러운 멋을 한껏 풍기고 있었다.
고대 전루(箭楼)의 모양을 갖춘 공장 2층에 마련된 550메터에 달하는 참관회랑은 이곳 공업관광의 핵심구역이라 할 수 있다. 콩에 부착된 먼지와 잡질을 제거하는 것부터 완성품으로 되여 차곡차곡 쌓아올리기까지 일련의 과정을 직접 참관하면서 안내원의 해설에 귀를 기울이노라니 그저 신기할 따름이였다.
높이가 16메터에 달하는 볼수강 랭발효탕크.
특히 고법간장을 만듦에 있어서 중요한 절차들로 꼽히는 누룩 제조, 랭발효와 열발효 과정에 관심이 갔다. 제조된 후 설비 속에서 36시간 내지 42시간을 머물게 되는 누룩은 3층의 특수재질로 주조된 불수강 랭발효탕크 속으로 옮겨진다. 높이가 무려 16메터에 달하는 이 탕크 속에서 30일내지 40일 동안 랭발효를 한단다. 그러고 나서 백송나무로 짜인 양조통에서 5, 6개월간 열발효를 하게 되는데 이 양조통들의 높이는 3.8메터, 직경은 3메터에 달하며 통당 23톤에 달하는 간장을 저장할 수 있다고 한다. 참관하고 있을 때 마침 한 일군이 간장시료를 채취하고 있었다. 품질을 보장하기 위해 발효과정중에도 이처럼 정기적으로 추출검사를 하고 있단다.
실내 나무통 항은발효기지 일각.
숟가락에 쪼르륵 따라 가마 속에 후루룩 투척되는 간장에 이렇듯 오랜 기다림과 정성어린 ‘보살핌’이 스며들어있다는 점을 깨달으면서 방울방울 간장의 소중함을 느껴본다. 아울러 이곳 공장에는 60개 방에 나뉘여진 도합 2500개 양조통이 있는데 실내 나무통 항온발효기지로서의 그 규모는 국내 지어 세계에서도 앞자리를 차지해 현재 기네스기록을 신청하고 있는중이란다.
공장 3층 조망대에 올라서니 록음이 짙은 서여의광장(西如意广场)이 한눈에 안겨왔다. 오로지 간장의 세계에 잠겨있다 보니 공장일뿐더러 엄연한 풍경구라는 사실을 잠간 잊고 있었다. 관상용 나무가 아닌 배나무, 왜지나무 및 살구나무들이 가쯘히 심어져있어 부채형 격창(隔窗)을 낸 흰색담장과 회색기와를 가진 전통가옥들이 우뚝 서있는 풍경구내 전반적인 건축풍격과 어울리는 듯했다.
눈호강외 맛호강도 누릴 수 있는 이곳 식당에서는 자체적으로 빚은 맥주를 즉석에서 마실 수 있으며 유유한 풍경 한컷에 시원한 맥주 한모금이라 관광 후 여유로움을 만끽하기에 제격인 듯싶었다. 한편 탁 트인 실외에는 8인용 식탁이, 아늑한 실내에는 4인용과 2인용 식탁이 구비돼있다.
일찌기 1980년대에 개방되여 지금은 국가 4A급 풍경구로 지정된 사천성 의빈시 오량액풍경구, 국내외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기지 않는 청도맥주박물관, 미국 죠지아주 애틀랜타의 인기 관광명소로 거듭난 코카콜라박물관 등 공업관광은 여직 귀에 익으면서도 다소 거리가 멀어보이는 관광류형이였다.
불안정한 태세를 보이고 있는 전염병으로 인해 7월 2일부터 25일 점심 12시까지 왕청현 주민들에 한해 개방한 호기식품양조풍경구에서는 오전 10시와 저녁 6시 반 두개 시간대로 나눠 개방한 가운데 가장 많을 때에는 한 시간대에 60여명에 달하는 방문객을 접대했다고 한다. 우리 주에 공업관광의 바람이 일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연변일보 글·사진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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